『기생충』은 봉준호 감독이 연출하고 2019년 개봉한 한국 영화로,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, 감독상, 각본상, 국제영화상 4관왕을 차지한 세계적 화제작입니다. 단순한 스릴러나 가족 드라마를 넘어, 빈부격차와 계급 문제, 인간의 본성까지 날카롭게 들여다본 이 작품은 세계 영화사에 깊은 흔적을 남겼습니다.
스토리 – 두 가족, 하나의 집, 그리고 한계 없는 갈등
서울의 반지하에 살고 있는 기택의 가족은 전원 백수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습니다. 그러던 어느 날, 아들 기우가 친구의 소개로 부유한 박 사장 집의 과외교사로 취업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. 기우는 자신을 대학생인 척 속이고 면접에 성공하고, 이후 가족 전체가 위장 취업 형태로 한 명씩 박 사장 집에 들어가게 됩니다. 누나 기정은 미술 치료사로, 아버지 기택은 운전기사로, 어머니 충숙은 가정부로 위장 취업에 성공합니다. 이들은 마치 ‘기생충’처럼 박 사장 가족에게 들러붙어 살아가지만, 어느 날 박 사장이 외출한 틈을 타 집을 점령해 즐기던 중, 이전에 일하던 가정부 문광이 다시 찾아오며 모든 것이 뒤틀립니다. 문광은 숨겨진 지하실에 남편을 몰래 숨기고 있었고, 두 하층민 가족은 서로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치열한 갈등에 빠집니다. 결국 박 사장의 생일파티에서 모든 갈등이 폭발하고, 상류층의 무심한 태도와 냉담함이 우디르처럼 기택을 몰아세우며 이야기는 비극으로 치닫습니다.
등장인물 – 모두가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사람들
기택(송강호): 가족의 가장. 가난에 순응하는 듯하지만, 내면엔 자존심과 분노가 쌓여 있습니다.
기우(최우식): 영리하지만 기회를 잡지 못했던 청년. 박 사장 집 과외를 시작으로 모든 흐름을 이끕니다.
기정(박소담): 창의적이고 감각적인 인물. 가장 능숙하게 신분을 위장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.
충숙(장혜진): 현실적이고 강단 있는 어머니. 박 사장 집에 가사도우미로 들어가며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.
박 사장(이선균) & 박 사모(조여정): 성공한 IT 사업가와 그의 부인. 상류층 특유의 여유와 무심함을 보여주는 상징적 인물입니다.
문광(이정은) & 근세(박명훈): 전직 가정부와 지하실에 숨어사는 남편. 이들의 등장은 이야기의 균형을 완전히 무너뜨립니다.
사회적 메시지 – 계단, 냄새, 선, 보이지 않는 경계
영화는 다양한 상징을 통해 계급 간의 차이와 갈등을 시각적으로 전달합니다. 대표적인 것은 ‘계단’과 ‘지하’입니다. 부잣집은 언덕 위에 위치해 있고, 가난한 이들은 계단을 내려 지하로 향합니다. 물난리 후 기택 가족이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은 이 영화의 상징성을 압축하는 명장면입니다. 또한 ‘냄새’는 빈곤한 자의 낙인입니다. 박 사장이 무심하게 내뱉는 “냄새”는 가난의 정체성을 무기로 삼는 차별의 표현이며, 그 말 한마디가 기택을 폭발시키는 직접적 도화선이 되었습니다. 영화는 “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, 보이지 않는 선이 존재한다”는 메시지를 날카롭고 섬세하게 표현하며,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감을 얻었습니다.
감상 포인트 – 장르를 넘어선 사회적 비극이자 인간 드라마
『기생충』은 장르적 재미와 사회적 비판을 절묘하게 엮은 작품입니다. 처음에는 코미디처럼 웃기지만, 중반 이후 서스펜스로 전환되며 긴장감을 높이고, 끝에는 무거운 질문과 여운을 남깁니다. 누가 기생충인가? 이 질문에 영화는 정답을 주지 않습니다. 오히려 모두가 누군가에게 기생하고 있고, 동시에 누군가를 밀어내는 존재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. 결론적으로, 『기생충』은 시대와 국경을 초월해 불평등과 인간 본성을 꿰뚫어본 기념비적인 작품이며, 한국 영화가 세계 영화의 중심에 설 수 있음을 증명한 명작입니다.